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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동석 옥동 (모자갈등, 화해, 된장찌개)

by 지치지않는자me 2026.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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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이 터진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저는 우리들의 블루스 동석·옥동 편 마지막 장면에서 그랬습니다. 된장찌개 한 냄비가 그렇게 크게 느껴진 적이 없었고, 그 뒤에 찾아온 소식에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모자 갈등이 어떻게 쌓이고 어떻게 풀리는지, 그리고 우리 자신의 이야기와 어떻게 맞닿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https://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843266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않겠다는 다짐, 그 시작

동석은 어릴 적부터 엄마 옥동과 한 식탁에 앉는 것조차 불편했습니다. 겸상(兼床), 즉 한 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일을 거부할 만큼 그 관계는 이미 냉랭하게 굳어 있었죠. 두 사람 사이에 쌓인 감정의 두께가 얼마나 단단한지, 드라마 초반부터 묵직하게 전해졌습니다.

처음에 저는 동석이 그냥 못된 아들인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저 죽일 놈" 하는 생각도 들었고, 아무리 사연이 있다 해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동석이 엄마를 폰에 이름조차 저장해 두지 않은 것, 전화를 받지 않는 것, 이 모든 행동이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상처에서 나온 자기 방어였다는 걸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착 회피(Attachment Avoidance)라고 부릅니다. 애착 회피란 어린 시절 보호자와의 관계에서 충분한 정서적 반응을 받지 못했을 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친밀한 관계를 스스로 차단하는 방어 기제를 뜻합니다. 동석의 냉담함은 사실 '아직도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외침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옥동도 쉽게 품어주지 않았습니다. 제3자 입장에서 보면 엄마가 한 발짝만 먼저 다가가면 될 것 같은데, 옥동 역시 똑같이 냉랭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원망하면서도 서로를 그리워하는 그 이중성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시한부 선고 이후, 어긋나는 두 사람의 마지막 여행

시한부(時限附) 선고란 의학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예상 생존 기간을 통보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옥동이 그 선고를 받은 뒤에도 동석과의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자주 부딪혔습니다.

제주도 여행, 새아빠 제사, 고향 방문. 동석은 엄마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려 했지만 방식이 달랐습니다. 엄마는 함께 있고 싶었고, 동석은 해결사처럼 처리하고 싶었습니다. 이 차이가 계속해서 두 사람을 어긋나게 만들었죠. 중국집에서 터져 나온 동석의 울분도, 결국 그 간극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동석이 처음으로 엄마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평생 살면서 왜 단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냐고. 저는 그 장면에서 손이 떨렸습니다. 제가 절대 물어보지 못할 말을 동석이 대신 묻고 있었거든요.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느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서적 소통 결핍(Emotional Communication Deficit)이란 가족 관계에서 감정 표현이 장기간 억제되거나 회피될 때 형성되는 구조적 단절 상태를 뜻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결핍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처: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정서 전달과 세대 간 영향 연구) 동석과 옥동의 관계가 그냥 드라마 속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백록담 영상 한 장면, 그리고 된장찌개

백록담에 혼자 올라간 동석이 찍은 영상을 보며 옥동이 세상에서 가장 환한 웃음을 짓는 장면. 저는 그 장면에서 처음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관계'처럼 보였습니다. 말이 필요 없었고,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동석이 올라간 이유가, 영상을 찍은 이유가, 전부 엄마를 향한 것이었다는 게 한 번에 전해졌으니까요.

그리고 된장찌개. 옥동이 마지막으로 동석을 위해 끓여놓은 그 냄비 하나가, 그 어떤 대사보다 많은 말을 했습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음식은 자주 감정의 매개체로 쓰이지만, 이 장면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었습니다. 평생 "미안하다", "사랑한다" 한 마디 없이 살아온 엄마가 남긴 마지막 언어였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방식의 표현은 우리 세대 부모님들에게 실제로 흔합니다. 저희 엄마도 감정을 말로 꺼내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그 대신 뭐가 먹고 싶다고 하면 반드시 만들어 주셨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옆에 계셨습니다. 아이를 낳고서야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말로 하는 사랑보다 행동으로 하는 사랑이 때로는 더 고단하다는 것을요.

드라마가 보여주는 모자 화해(母子和解)의 핵심은 극적인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모자 화해란 단절되었던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감정적 연결이 어떤 계기를 통해 회복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그 계기가 된장찌개 한 냄비였습니다. 말이 아닌 행위로 완성된 화해였습니다.

이 드라마가 저에게 남긴 것,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동석이 엄마를 안고 통곡하는 장면에서 저도 따라 울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슬퍼서 운 게 아니었습니다. "나는 지금 엄마한테 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갑자기 너무 선명하게 들었거든요.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그 질문이 며칠 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엄마에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같은 말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닙니다. 나중에 하지 뭐, 다음번에 하지 뭐 하다 보면 기회가 자꾸 미뤄집니다. 동석과 옥동을 보면서 그 '나중에'가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께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입니다.

  1. 오늘 엄마나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 드리기. 특별한 용건이 없어도 됩니다.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는 말 한 마디로 충분합니다.
  2. 평소에 못 했던 감사의 말을 문자로라도 보내기. 말로 꺼내기 어려우면 짧은 메시지도 괜찮습니다.
  3. 부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는 자리 한 번 만들기. 된장찌개 한 그릇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이 드라마가 이미 보여줬습니다.
  4. 아직 풀리지 않은 오해나 감정이 있다면, 먼저 말 꺼내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동석처럼 "왜 그랬어요"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딸을 키우는 분이라면 한 가지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딸과의 관계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금 제가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될지, 그 질문이 동석과 옥동을 통해 더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세대 간 전이(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즉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 패턴이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현상을 생각하면, 지금 내가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느냐가 아이의 미래 관계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게 무섭기도 하고, 동시에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리들의 블루스 동석 옥동 편이 그렇게 많이 울리는 이유가 뭔가요?

A. 두 사람의 갈등이 특정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실제로 경험한 모자 관계와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말 대신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던 부모님 세대의 방식이 자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구조가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졌습니다. 마지막 된장찌개 장면은 그 모든 감정을 한 번에 터뜨리는 장치였습니다.

Q. 동석이 엄마 폰에 이름도 저장 안 했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그 정도까지인가요?

A.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오랜 시간 정서적 단절을 겪은 경우에는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애착 회피 패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상대가 미워서라기보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방어입니다. 드라마는 그 심리를 꽤 정밀하게 묘사했다고 봅니다.

Q.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데, 화해하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A. 거창한 대화나 사과보다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동석처럼 "왜 그랬어요?"라고 직접 묻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게 너무 어렵다면 그냥 함께 밥 한 끼 먹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관계의 회복은 대부분 말보다 반복적인 동행(同行)에서 시작됩니다.

Q. 드라마에서 옥동이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한 게 답답하지 않으셨나요?

A. 저도 처음엔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옥동의 방식이 곧 그 세대 많은 분들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훈련이 안 된 채로 살아온 삶이었을 테니까요. 말로 하지 못한 미안함이 된장찌개 한 냄비에 담겨 있었다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Q. 이 드라마를 부모님과 함께 봐도 괜찮을까요?

A. 오히려 권합니다. 직접 꺼내기 어려운 말들을 드라마가 대신 꺼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함께 보면서 "나는 동석이 이해가 돼" 혹은 "옥동 엄마가 짠하다"는 말 한 마디만 오가도, 평소엔 절대 못 했을 대화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콘텐츠가 그 계기가 되어준 적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동석 옥동 편이 남긴 메시지는 결국 하나입니다. '나중에'는 없을 수도 있다는 것. 저는 이 드라마를 본 뒤로 엄마에게 연락하는 주기가 확실히 짧아졌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전화하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바로 연락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abJ6D9wbb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085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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