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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남남 (엄마와딸, 관계공감, 스토리추천)

by 지치지않는자me 2026.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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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엄마와 딸이 주인공인 드라마'라고 하면 으레 눈물 콧물 쏟는 신파물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큰 기대 없이 틀었습니다. 그런데 첫 회가 끝났을 때 저는 이미 두 번째 회를 재생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남남〉은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작품이었습니다.

https://www.etnews.com/20230804000140

팬티 절도 사건과 파출소 소장, 이 조합이 말이 됩니까

〈남남〉의 세계관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아마 저처럼 한 번쯤 멈칫했을 겁니다. 경찰 팀장으로 좌천된 딸 진니, 물리치료사이면서 데이트 어플에 빠진 엄마 은미,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사는 빌라에 도둑이 들어 팬티가 사라진다는 설정까지.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이 엉뚱한 장치들이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는 도구였습니다.

진니는 신변보호 요청 사건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이유로 남촌파출소로 발령을 받습니다. 좌천(Left-out Transfer)이란 본래 직급이나 역할의 실질적 하락 없이 외딴 부서로 밀려나는 인사 방식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눈 밖에 났으니 저기 가서 조용히 있어라'는 신호입니다. 진니는 그 파출소에서 하필이면 자신을 경찰대 시절부터 "경찰이 되면 안 되는 새끼"라고 못 박은 선배 재원을 소장으로 만납니다. 제가 이 장면을 봤을 때 느낀 건 그냥 웃음이 아니라 "저 관계, 나도 직장에서 본 적 있다"는 반가운 불편함이었습니다.

팬티 절도 사건은 단순한 코미디 소재가 아닙니다. 범인이 파출소까지 끌려오고, 은미가 본인 팬티인 줄도 모르고 자세히 설명하는 장면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 뒤에는 이 파출소가 얼마나 사람 냄새 나는 곳인지가 담겨 있습니다. 작은 동네, 작은 사건, 하지만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남남〉은 처음부터 그 방향을 선택했고, 저는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엄마와 딸, 서로를 가장 잘 알면서 가장 서툰 사이

은미는 고등학생 때 진니를 낳았습니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은 단 둘이 살아왔습니다. 제가 이 설정에서 주목한 건 단순히 '미혼모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가 엄마 역할을 배워가는 속도와 딸이 자라는 속도가 거의 같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은미는 완성된 어른으로 딸을 키운 게 아니라, 딸과 함께 어른이 된 사람입니다.

그 결과가 드라마 전반에 걸쳐 티격태격으로 나타납니다. 빨래 문제, 팬티 숨기기, 독립 선언. 일반적인 드라마였다면 이런 장면들을 갈등의 전조로 무겁게 쌓아올렸을 텐데, 〈남남〉은 그냥 흘려보냅니다. 싸우고, 삐치고, 다음 날 같이 밥 먹는 방식으로. 제 경험상 이건 오히려 더 현실적인 묘사입니다. 가족 갈등은 대개 거창한 선언으로 해결되지 않고, 그냥 밥상 앞에서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진니가 엄마에게 "나 때문에 맨날 아저씨들이랑 헤어졌잖아. 그래서 아저씨들 만날 때마다 내가 얼마나 아영 떨고 잘했는지 알아?"라고 쏟아내는 장면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평소에 쿨한 척하던 진니가 사실은 오래전부터 그 무게를 혼자 들고 있었다는 게 한 번에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도 그 장면에서 예상치 못하게 멈칫했습니다.

모녀 갈등(母女葛藤)이란 단순히 세대 차이나 가치관 충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기대와 미안함이 쌓여 터지는 감정의 총합입니다. 〈남남〉은 그걸 설명하지 않고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게 이 드라마를 단순한 오락물 이상으로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홍의 등장과 은미의 연애, 불편함과 응원 사이

솔직히 처음에는 은미의 연애 서사가 좀 과하다고 느꼈습니다. 데이트 어플에 빠져 있는 모습이나, 30년 만에 나타난 첫사랑 진홍에게 흔들리는 장면들이 "드라마적 장치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건 장치가 아니라 은미라는 인물의 핵심이었습니다.

은미는 딸 하나를 키우며 연애다운 연애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진홍이 나타났을 때 진니가 불편해하고, 미정이 경계하고, 지은이 날을 세우는 건 모두 각자의 시선에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은미는 그 모든 시선 속에서도 자기 감정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게 은미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이라고 봤습니다. 무책임한 게 아니라, 그냥 자기 인생을 살겠다는 의지였으니까요.

진홍이 은미 곁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드라마가 가장 잘 해낸 부분은 진니의 심리 변화를 무리 없이 그렸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용의자로 의심하고, 그 다음엔 경계하고, 결국엔 "엄마 썸타는 새로운 남자 노릇만 잘 해 주세요"라고 정리하는 진니의 태도 변화가 납득이 됐습니다. 제가 직접 이 전개를 따라가면서 느낀 건, 이 드라마가 캐릭터를 억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속도를 존중한다는 느낌이랄까요.

〈남남〉에서 로맨스(Romance)란 설레는 감정의 전시가 아니라, 서로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곁에 있겠다는 선택입니다. 진홍이 "아무것도 장담 안 할게. 그냥 하루하루 너 좋아하고 행복해 하고 그렇게 살을게"라고 말하는 장면은 짧지만 오래 머물렀습니다.

공원 살인 사건과 진니의 경찰, 이 드라마가 진지해지는 방식

〈남남〉이 가볍기만 한 드라마가 아닌 이유 중 하나는 공원 살인 사건 서사를 중심축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신변보호 요청을 했음에도 충분한 대응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결국 살해되는 사건. 진니는 그 사건의 관할 파출소로 발령받고, 사건의 피해자와 연결된 인물이 다름 아닌 자신의 엄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신변보호 요청(身邊保護要請)이란 스토킹, 가정폭력 등의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 안전 조치를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찰청이 이 제도를 운용하며, 피해자의 신청에 따라 순찰 강화, 임시 숙소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극이 일어나는 장면은 현실과 그리 멀지 않습니다. 실제로 신변보호 제도의 실효성 문제는 꾸준히 지적받아온 사안입니다.

진니가 팀원들과 함께 증거를 모으고, 진범을 쫓는 과정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집중해서 본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파출소 동료들이 처음엔 냉랭하다가 서서히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었습니다. 진니가 혼자 다 하려다가 결국 팀원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 구조는 단순히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교훈이 아니라, 진니가 경찰로서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였습니다.

재원과의 관계도 이 서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합니다. 재원 역시 과거에 부하 직원의 비리를 감싸다 뒤집어쓴 억울한 사정이 있습니다. 내부고발(Whistleblowing)이란 조직 내 부정행위를 외부에 알리는 행위를 말하는데, 재원의 경우는 오히려 그 반대로 내부에서 정의를 지키려다 밀려난 케이스였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데 이 공통점이 말없이 작용합니다. 직접 대사로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된다는 점에서 연출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가 다루는 형사 절차(刑事節次)와 관련한 내용, 예를 들어 참고인 조사, 진술 번복, 증거 확보 과정 등은 실제 경찰 수사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게 그려졌습니다. 물론 드라마적 압축이 있지만, 그 틀 안에서 제법 성실하게 묘사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진니가 선택하는 방식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규정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 빠른 조치가 필요할 때 절차보다 결과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
  2.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팀에게 사정을 공유하지 않고 혼자 달려드는 패턴이 반복된다.
  3. 실수를 인정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오해가 풀리면 바로 사과한다.
  4.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재원 앞에서 "선배 나 좋아해요?"를 대놓고 묻는 장면이 그 절정이다.

이 네 가지가 진니를 답답하면서도 응원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저 역시 보면서 "저러면 안 되지" 싶다가도 결국엔 진니 편을 들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드라마 〈남남〉은 어떤 장르의 드라마인가요?

A. 가족 드라마를 기반으로 하되, 수사 스릴러와 로맨스 요소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무겁지 않게 볼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드라마를 찾는 분들께 잘 맞습니다. 저는 처음에 가볍게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진지하게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Q. 엄마 은미와 딸 진니, 둘 중 누가 더 공감이 됩니까?

A. 보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자녀 세대라면 진니의 감정이, 부모 세대라면 은미의 감정이 더 가까이 느껴질 겁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는 회가 거듭될수록 두 사람이 서로 닮아간다는 걸 느꼈고, 그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재미였습니다.

Q. 공원 살인 사건 서사가 너무 무겁지 않나요?

A. 처음엔 저도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이 서사를 전면에 밀어붙이지 않고 일상 장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배치해서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건이 있기 때문에 진니라는 인물에게 더 무게감이 생깁니다.

Q. 진홍 캐릭터가 갑작스럽게 느껴지지 않나요?

A. 솔직히 초반부에는 그런 인상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홍의 과거 사정과 은미와의 인연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납득이 됐습니다. 30년 만의 재회라는 설정이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이후의 전개가 감정적으로 설득력 있게 쌓인다는 점에서 저는 결국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Q. 드라마에서 신변보호 제도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A.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현장에서 그 제도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딜레마를 중심으로 다룹니다. 피해자를 도우려 해도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 그 안에서 진니가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이 드라마의 핵심 질문 중 하나입니다. 실제 신변보호 제도에 대한 정보는 경찰청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드라마 〈남남〉을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마지막에 나오는 내레이션이었습니다. "지나쳤다 생각한 것들이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순간, 그 순간을 어떻게 마주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이 드라마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빌려서 결국 자기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습니다. 웃기다가 먹먹해지는 드라마를 찾는 분이라면, 한 번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 번 봤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aQkqaAt_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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